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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누리 : 2]춤 전용 극장이 없다
 춤세상    | 2005·05·03 23:14
출처 - 다음 춤카페 http://cafe.daum.net/koreadanceworld



  
   2) 춤 전용 극장이 없다

   현실: 춤 공연 현실은 참담하다. 위에서 보다시피 2~3일 대관에 1~2일 리허설, 1~2일 공연 식으로 공연되는 춤에서 예술적 완성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 그런데도 일상적으로 춤 공연의 완성도가 낮다는 지적이 이제는 상투어가 되고 있다. 그리하여 완성도가 높은 공연마저 그런 저평가에 휩쓸려 도매금으로 넘어가고 있다. 악화가 양화를 내모는 형국이다.

   춤 공연의 완성도가 낮은 원인으로서 낮은 창작력이 첫손에 꼽힌다. 꽤 설득력있고 심지어는 부인할 수 없는 진단으로 여겨짐직하다. 그러나 여기서 잠시 물러서서 과연 춤 공연의 낮은 완성도가 창작력 부족에서만 기인하는지 되짚어보면 꼭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게 된다. 춤 창작력에서는 안무가의 창의력 이외에도 참여 무용수의 능력뿐 아니라 스탭진의 능력 그리고 공연장 여건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더욱이 공연장은 앞서의 그런 역량이 최종적으로 집결되어 현실화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따라서 춤의 완성도를 높이자면 안무가의, 무용가의 노력 말고도 다른 요인도 함께 개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대관 기일 2~3일 안에 모든 것을 해결하는 속전속결주의가 관행화되어 있다. 이것이 현실이다. 제대로된 공연물을 올리자면 그만한 기간 리허설을 해야 함에도, 리허설에 해당할 공연물을 봐야 하는 것이 국내 춤 공연계의 엄연한 현실인 것이다. 춤 공연이 급격히 불어나고 있음에도 공연장은 완만하게 늘고, 늘어난 공연장마저 부실한 터여서 국내 춤 공연물에 대해서는 관객이 줄고 실망이 커져가는 것은 당연하다. 더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점은 다음과 같다. 즉 사회 환경이 기초예술, 순수예술에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진단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렇게 호의적이지 않도록 예술계 내부에서 문제점을 키워가고 있고 또 수수방관하고 생각된다.

   해결 방안: 미학적으로 말하여 예술은 예술 고유의 세계가 있다. 예술 고유의 세계는 고립된 세계가 아니라 고유의 논리가 적용되는 세계이다. 자연과학을 이해하려면 자연과학계(자연과학의 세계)에서 통용되는 언어와 부호를 습득해야 하듯이, 예술도 그 고유의 언어와 관행을 익혀야 제대로 수용할 수 있다. 그래서 예술의 의미가 선뜻 이해되기 어려운 면이 있어도 깨우치고 난 이후에는 공유할만한 가치가 인간적으로, 그리고 사회적으로 인정되므로 예술은 사회의 공공재로서 존중된다.

   이런 사실이 말하는 것은 춤도 춤 고유의 세계를 펼칠 환경을 가져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또한 앞서 말했듯이 공연장은 춤의 3대 요소 가운데 하나이다. 지금 춤이 아무 극장이나 회관에서 공연되지 않고 일부 극장에서 집중적으로 공연되는 사실에서도 이런 원리를 간파할 수 있다. 그리고 대개의 큰 공연장들이 대관에 대해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하는 것 또한 예술 공간으로서 견지해야 할 성격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모든 공연장이 예술 공연장인 것은 아니다. 예술 공연장이 되자면 무대 규모와 내부 설비가 일차적인 관건이며, 그리고 공연장 운영진들의 예술적 까다로움도 그에 못지않은 관건이 된다. 참고로 지방의 문예회관을 시설관리공단이나 체육관리사업소 같은 곳에 관리를 일임하는 것은 십중팔구 문예회관의 비예술화, 그리고 문화예술의 비문화예술화를 자초하는 첫걸음임이 틀림없다.

   전국적으로 춤계가 인정할 공연장은 많지 않다. 그런 공연장을 늘여나가자면 기존 공연장을 물리적으로나 인적으로 구조조정해야 할 것이고, 동시에 더러 행해지는 문예회관이나 극장 평가 역시 물리적 평가(설비 및 표면적 운영성과), 인적 평가(내부 인력의 전문성과 효율적 배치)에서 더 나아가서 질적 평가(예술적 공연 유치의 정도와 예술적 수준)도 아울러 행해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 극장 정책은 아직 모색되는 과정에 있다. 지금까지 극장 정책의 청사진은 들어본 바 없다. 지난해부터 춤계의 성명서들에서도 극장 정책의 일목요연한 확립을 촉구한 바 있다. 이들 성명서는 극장들이 지속적으로 구조조정되어야 하는 현실 그리고 서울에 두어 개의 극장이 신설되는 계획에 초점을 맞춰 서울에서만이라도 주요 공공극장에 관한 정책을 공론으로 검토하자는 제안을 담았다. 그러나 지금껏 반응은 들리지 않는다. 이들 성명서는 명동국립극장, 대학로 복합공간 설치에 맞추어 장충동 국립극장, 문예진흥원 예술극장, 세종문화회관, 예술의전당, 국립국악당 그리고 신설 두 극장을 한 묶음으로 놓고 향후 공연 수요와 내부 여건을 고려하여 각 극장의 목표와 성격을 재정립하자는 제안을 담았으며, 여기서 고려할 사업으로 춤 전용 극장 신설을 제시하였다.

   특히 서울에서 춤 전용 극장 신설 건은 타당한 제안을 넘어 절박한 제안이다. 하지만 그 절박성을 춤계 이외에는 인식치 못할 것이며 모종의 장르 이기주의에 빠지면 애써 인식하지 않으려 들지도 모른다. 이 절박성을 애써 인식하지 않으려는 심리에 대해서는 그것이 단견의 소치라 일침을 놓을 수 있다. 왜냐하면 춤 전용 극장 신설을 제로섬 게임으로만 봐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춤 전용 극장은 먼저 앞서 제시한 새 극장정책의 청사진의 일환으로 추진될 수 있고, 이와는 별도로 서울의 어느 기존 문예회관을 구조조정해서 신설될 수도 있으며, 끝으로 완전히 신축할 수도 있다. 여기서 두 번째 기존 문예회관이나 시구민회관의 구조조정을 통한 신설 방안도 유력하게 고려할 수 있으므로 춤 전용 극장 신설을 제로섬 게임으로 보는 것은 단견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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