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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단체 : 故 최현 선생 8주기 추모공연 춤으로그리는제사 비상3 감상평
 최소희  | 2010·08·11 01:28

공연일자: 2010. 7. 7(수) 저녁8시

공연장 :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2003년에 최현선생님 추모1주기 공연 기사를 신문에서 읽었다. 이때는 무용에 관심이 없던 때였지만 기사가 주는 느낌 때문에 공연장에 가고 싶었다. 퇴근때까지 고민하다가 서울까지 올라가는 게 부담스러워서 안가버렸다. 공연장에 안갔던 애석함이 생각보다 오래갔다. 2008년, 2009년은 일이 있어서 못가고, 마침내 2010년. 예매를 못했기에 무작정 대학로로 갔다. 좌석이 없을 수도 있었지만 다행히 좌석이 남아있었다. 객석은 꽉차 있었다. 공연 전체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감동 감동 자체였다.

다른 분들의 무대도 인상깊었지만 그중 최현춤보존회 회장 배상복선생님과, 여미도선생님의 춤이 아름다웠다. 두 분이 보여주신 연가 라는 제목의 듀엣춤은, 지금까지 만나본 같은 주제의 춤 중에서 최고였다. 춤을 추는 두 연인의 감정이 고스란히 객석으로 전해지는 느낌이었다. 한국춤의 묘미를 제대로 맛본 저녁시간이었다. 나는 이 날 한국전통무용에 완전히 꽂혔다.

해외에 한국춤의 아름다움을 홍보하겠다며 남산 국립극장에서 여러 번 작품이 올려졌지만 막상 가서보면 겉포장과 치장만 요란하게 했지 실속이 없고 싸구려티가 역력해서 실망했던 적이 있었으므로 이번 추모공연과 많이 비교가 되었다. 특히, 국립무용단의 코리아환타지는 생각하기조차 싫다. 춤으로그리는 제사 비상3은, 품위와 우아함과 아름다움과, 무엇보다도 오늘의 주제, 추모의 뜻에 부합되는 완벽한 무대였다.

첫번째 작품, 살풀이춤은 남자무용수가 흰색 상의에 검정색 바지를 입은 채 흰천을 들고나와 춤을 춘다. 파격이지만 느낌이 신선하고 좋았다. 세번째 작품, 비상과 일곱번째 작품, Red는 한칠이라는 안무가의 작품으로 직접 춤을 추셨다. 춤을 대단히 잘 추셨고 의상이나 안무 자체가 이색적이고 독특했다. 아주 인상깊었다. 나는 이 분 춤을 보면서 어떤 생각까지 했느냐면, 최현선생님이 어떤 분이셨길래 안무가는 이렇듯 보는 이가 흠씬 젖어들게 만드는 매혹적인 작품을 그 분을 추억하며 출 수 있을까, 였으니. 저절로 마음이 숙연해졌다. 비상, 춘앵전, 산조(몸의눈), 군자무 같은 나머지 작품들도 숨죽이고 관람하였다. 군자무는 매난국죽을 상징하는 네 명의 무용수가 각각의 소재와 연결되는 색상의 의상을 입고 춤을 춘, 매력적인 작품이었다.

추모공연으로 최근에 피나바우쉬 편을 보러갔었다. 추모공연의 특징은 추모하는 대상의 영상이 무대에 상영되는 점인데 이 날 최현선생님의 모습을 담은 영상은 대단히 감동적이었다. 최현선생님을 알고지낸 분들, 선후배, 제자라면 목이 메었을 것이 틀림없다. 이 방면은 전혀 모르고 있다가 공연보러 와서 많이 느끼고 많이 배웠다. 몇 년을 벼르다 관람하게된 무대였기에 그만큼 감동이 컸을까. 그동안 접할 길 없었던 안무가, 무용수분들을 알게되어 나에겐 수확이 많았다. 한국전통무용의 진면목을 체감한 시간이었다. 좋은 기회가 주어지면 나같은 현대무용 좋아하는 관객이라도 한국무용에 깊이 감동할 수 있구나, 하는 깨달음을 얻은 한편, 한국무용에 대한 갈증을 풀 수 있을지도 모른다며, 나름의 희망과 기대를 얻게 된 저녁이었다.

정말 행복하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한국전통무용 만세! 아참 한가지 안타까운 점은, 추모공연이 원체 압도적인 감동을 준 덕분에 전날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관람한 크리틱스초이스2010 첫날 무대 세 작품을 대단히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관람하였으나 그 느낌이 퇴색되고 말았다. 감상후기를 쓰고자 시도했다가 쓰지 못하고 포기해버렸다. 울먹울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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