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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단체 : 시댄스2010/ 마스단사 특집 감상평
 최소희  | 2010·10·04 09:48

시댄스2010 마스단사 특집

2010.10.3(일) 오후 6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공연과 안무가와 대화시간이 끝나고 공연장을 빠져나오는 시각이 대략 8시 50분이었나보다.

6시에 시작한 마스단사특집은, 총 여섯 개의 작품이 무대에 오르고

그 뒤에도 무려 30분이 넘는 안무가와대화시간을 가진 뒤에야 공식적인 막을 내렸다.

아까 5시40분께 비가 쏟아질 때 입장한 탓에 물기털어내느라 부산을 떨었으므로

밖으로 걸어나오면서 날씨를 제일 먼저 알고싶었다. 역시나 하늘은 비를 조금씩 뿌리고 있다.

 

날씨는 종잡을 수 없었으나 오늘 무대 자체는 은은함과 찬연함이 공존하는 보석같은 시간이었다.

작품 여섯 개 모두가 흠잡을 데 없이 독창적이고 재미있고 아름다웠다.

제일 기억나는 작품은 염소떼를 표현한 이탈리아 출신 안무가 파브리찌오 파발레의

염소 떼의 게임 Il gioco del gregge di capre(the game of the flock of goats)이었다(위 사진 참조).

다섯번째로 무대에 올랐는데 검정색 상하의를 입고 머리 정수리부분을 꼬불꼬불하게 만든 남성 무용수가 혼자 움직인다. 움직임이 조심스럽다가 거만하게 보이려는 듯 뻣뻣하게 걷다가 느려졌다가 팔을 휘감아 돌고 이어 몸이 한바퀴 돌고, 움직임이 이색적이고 재미있다.

염소를 묘사하는 것같다. 손가락과 손바닥으로 뿔을 만드는가하면 금방이라도 매애~라고 소리날 것처럼 목을 빼고 바닥을 응시하기도 한다.

참 독특하면서 재미난 작품이었다. 동작 하나하나에서 세심함이 묻어났고 염소를 얼마나 오래 관찰을 하면 이 소재로 15분 분량의 무용작품이 탄생할 수 있는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앞으로도 당분간 염소를 소재로 안무를 구상하시겠다고 하니 언젠가 다시 만날 기회가 주어지길 기도할 참이다.

 

이번 여섯 작품 모두 조명을 극도로 최소한으로 활용한 점이 눈에 띄었다.

소극장의 아담한 무대와 잘 어우러진 것같아 안무가들의 센스에 감탄했다.

첫번째 작품은 마케도니아 출신 안무가 아시에르 사발레따의 EGO.

편해보이는 수트 차림으로 독무를 추었다.

TV 모니터 세개가 무대장치로 동원되고 그 화면 안에 안무가 자신이 녹화된 화면이 보여졌다.

작품이 시사하는 바가 있겠던데 나는 움직임을 위주로 보았기 때문에 작품이 뭔 뜻인지 해석하는 일은 관뒀다.

 

두번째 작품은 세 명의 무용수가 나온다. 키로프 무용단 예술감독 이고르 키로프의 Temp... N.

셋의 호흡이 잘 맞았고 딱히 복잡한 구석 없이 관람하기 편안한 작품이었다.

여성무용수의 의상이 참으로 멋스럽고 이뻤다. 어깨가 드러난 보라색 탑에 검은색 실크소재 플레어스커트 차림이었다.

선율이 있는 배경음악을 사용하기보다 멜로디가 배제된 전자음악을 사용한 듯했다. 

오늘 무대에 오른 작품 대부분이 분절적이고 건조한 전자음악을 사용하고 있었다. 추세일까?

여성무용수는 슈즈를 신었고 남성무용수 둘은 양말차림이길래 순간 눈을 의심했다.

나중에 안무가와 대화시간에 물어보니까, 신발 위에 양말을 신은 거라고 실토한다. 어쩐지 의아스럽더라니.

검정 의상과 발까지의 색상의 연속성을 위하여라나.

 

세번째 작품은 이선아의 파동.

오늘 느낀 점이지만 이선아의 작품은 거개가 비슷하다. Out, there만 제외하고.

분량이나 동작이나 동작구성이나 몽연Performing dream 같기에 옆자리 여학생 관객에게

신나서 설명해줬는데 나중 안무가와대화시간에 파동Wave 25분의 축약이라고 하는 거다.

손가락 꼼지락거리고 머리카락 쓸어내리는 것, 원모양의 조명이 점차 확대되는 것,

이선아 특유의 동작이 총출동되어있어 마스단사 출품작인가보다 생각했건만

그게 아니었다. 허탈하다.

안무가 이선아를 좋아하고 팬임을 자청하고 있었으나 뭔 작품들이 이렇듯 분간이 안가고

차이가 나지 않아서야 어디 감상이나 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지난달 이선아의 LIG아트홀의 신작을 놓쳐서 아쉬워하고 있었건만, 그닥 애석해할 일도 아닌 것같다. 작품이 대동소이하므로.

이선아는 작품을 할 때마다 미용실가서 일부러 헤어를 새로 하는 걸까? 저렇게나 앞머리 뒷머리 구분없이 죄 쓸려내려오도록 하는 걸 보면, 안무가가 특별주문한 헤어같기에 하는 말이다.

미용시에서 보통 웨이브 넣을 적에 앞머리는 다른 형태 롤을 감아서 이마 옆으로 넘어가게 만드니까.

헤어의 비밀이 궁금하다.

 

네번째 작품은 통굽 힐을 신고 나와 솔로춤을 추는 스페인 출신의 여성안무가 떼레사 로렌소 로드리게스의 작품.

몸이 대단히 유연하고 동작이 활달하다. 소극장 무대 전체를 공간으로 활용한다.

조명을 극도로 아껴가며 비춰준다. 재밌게 잘 봤다.

나중에 대화시간에 느낀 점이지만, 안무가 성격도 작품처럼 유쾌하고 발랄하고 좀 엉뚱한 면이 있는 아가씨같았다.

가까이서 보면 더 곱고 아리따운 아가씨, 떼레사.

 

다섯번째 작품은 앞서 소개한 염소떼의 게임.

여섯번째 작품은 신설프로젝트 라는 무용단의 무대.

나는 동남아시아 출신 무용단 공연으로 오해할 뻔했다. 무용수들이 동글납작한 마스크에 아담한 체격이라서.

글쎄 작품이 아주 재미나고 에너지가 넘치면서 연신 웃음을 자아내며 기분좋게 만들잖아.

무표정 상태에서 유머러스한 춤을 추는 가수 싸이를 연상시키는 바람에

남성무용수들 보면서 배꼽잡을 뻔했다. 음악도 경쾌하고 즐거웠다.

대화시간에 따르면, 이들은 힙합이 전문인 무용수들이라한다.

기억해둬야겠다. 신설프로젝트!

 

각국에서 활동하는 귀한 분들을 멀리까지 모셔와서 이런 빛나는 무대를 만들어주신 시댄스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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