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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롱이의 한의학 상담 10> 한약은 ‘사람’이 중심
불치이병, 치미병(不治已病, 治未病) - 이 말은 병을 치료하려 하지 말고, 병이 되기 전에 치료하라는 말로 의학을 시작하려는 이에게 옛 선조들이 처음 말씀해주시는 구절입니다. 우리 몸은 피로나 스트레스, 잘못된 생활 습관 등의 이유로 조금씩 망가져 갑니다. 고혈압, 당뇨병 등의 질병이 발생하기 전에 음식이나 생활습관을 조절하고 한약이나 침구 치료를 통해 그 불균형을 잡아주고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빅3= 부상, 고3, 생리통
그렇다면, 무용을 하는 분들은 언제 한의학의 도움을 받아야 할까요?
우선, 부상을 당했을 때 빨리 치료를 받으셔야 합니다. 연습 중 타박이나 염좌 또는 교통사고 등의 사고가 왔을 때 그냥 낫겠지라고 생각하고 놔두시는 것보다는 한의원을 찾으셔서 상태에 대해 진단을 받고, 기혈을 돌리고, 근육이나 인대를 회복시키는 침구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상태에 따라 어혈을 풀거나,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여러 신체구조물들의 회복을 도와주는 한약을 처방받아서 복용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됩니다.
수험생들의 경우에도 한약의 도움을 받으면 좋습니다. 스트레스가 많은 수험생의 경우 식습관이나 수면습관까지 무너져버리면 그로 인해 건강을 해치고, 집중력도 저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 체질과 증상에 맞는 한약과 청뇌(淸腦) 시키는 한약재를 같이 배합해서 복용하면 일석이조의 효과가 나타납니다.
여성들의 생리불순이나 냉증에도 한약의 효과는 탁월합니다. 생리불순 등이 시급하거나 심각한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오장육부나 자궁의 어떤 불균형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예방의 차원에서 뜸 치료나 한약복용으로 이러한 불균형을 잡아주면 더욱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한약 VS 양약
그렇다면, 현대의학과 비교해서 한의학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양약과 한약에 대해서 간단히 비교해보겠습니다. 양약을 쓸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의 성분일 겁니다. 즉, 어떤 성분물질이 사람의 어떤 특정한 생체기능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음이 확인되면, 그게 그 병의 치료약이 됩니다. 해서 병원에서 나온 처방전을 보면 약물의 이름이 나오고, 그 약물의 용량 및 복용횟수가 나옵니다. 그 약물들을 검색해보면, 이 약은 고혈압약, 어떤 약은 천식약 등으로 확실히 구분되어 있습니다. 
질병에 대한 약이 양약이라면, 사람에 대한 약이 한약입니다. 그 예로 저희 한의원의 처방전을 볼까요? 저희 어머님의 처방전의 일부입니다. 백출120g, 당귀, 작약, 유근피 80g, 시호, 박하, 인삼 40g....... 이런 식입니다. 저희 어머님 약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백출을 네이버에서 검색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약은 특이한 냄새가 있고 맛은 약간 쓰고 달며 씹으면 점성을 띠고 성질은 따뜻하다. 어디에 쓰는 약인지 먼저 가르쳐주면 좋을 텐데 뜬금없이 맛부터 보라고 나옵니다. 효과로 들어가면 점입가경입니다- 백출은 비위기능이 허약해서 소식, 권태감이 생기고...설사에 좋으며...가슴 뜀, 기침,맑은 가래에도 쓰며....땀이 저절로 날 때, 임신구토에도 쓰며...감기에도 쓰며...사지 동통에도 쓰며...
이것만 보면 백출은 만병통치입니다. 일단 소화에 좋고, 호흡기질환에도 좋으며, 스태미나도 주고, 거기에 진통효과도 있고, 임산부에게도 좋다. 전 국민에게 매일매일 백출만 먹여도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건강국가가 될 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백출을 복용한다고 모두에게 이런 효과가 나는 건 아닙니다. 실제로는 오히려 변비가 생기거나 갈증이 나는 등의 부작용만 많이 일어나지요. 결국 핵심은 맞는 사람에게, 적절한 타이밍에, 어울리는 다른 약재와 잘 배합해서 써야 위와 같은 효과가 난다는 겁니다.
이런 점이 한의학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한의학은 특정 약물이나 특정 치료법의 중요성보다는 한 사람의 개인적인 특성을 훨씬 중요시합니다. 똑같은 병명을 가진 두 사람을 치료하더라도 왜 이 사람에게는 이런 병이 왔을까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한의사와 환자 간에 ‘많은 대화’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의 병을 알기보다 그 사람을 알아야 하기에 당연히 환자와 의사 사이에는 인간적인 교감이 생겨야 하고, 그러다보면 그 사람의 잘못된 생활습관이나 환경에 대한 교정 노력도 더 하게 됩니다. 자연히 병의 뿌리부터 치료하는 노력이 가능하게 됩니다. 몸이 좋지 않으면 가까운 한의원에 내원하시어 상담을 받고, 불치이병, 치미병(不治已病, 治未病)하시기 바랍니다.
어느덧 마지막 원고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해롱이의 한의학 상담을 꾸준히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을 한 자락의 낙엽과 함께 마지막 마침표를 찍겠습니다.
(경희원방한의원 까치산점 원장)
사진_ 네이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