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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롱이의 한의학 상담 9> 매달 찾아오는 건강 신호
남자는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할 수 없는 여자의 고통이 생리통일 겁니다. 출산도 무척이나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아내의 출산 과정을 옆에서 지켜보면 ‘이건 정말 대단한 일이구나’ 싶은 경탄과 함께 그 고통이 어느 정도는 와 닿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매달 까칠해지는 그녀. 내가 뭘 잘못한 게 있나 아무리 곰곰이 생각을 해봐도, 이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매달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는 그녀. 머리로 이해하려해도 마음 깊이 공감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여성건강 = 생리증상
여성들은 남성과 달리 자궁이라는 신체기관이 있으며, 그로 인해 14세가 되면(옛 의서에는 초경의 나이를 14세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물론, 요즘은 그보다 이른 시기에 하는 경우가 많지요) 생리를 시작하게 됩니다. 여성 중에서 생리는 조금 귀찮을 뿐 그 고통을 평생 모르고 지내는 이도 있으며, 초경 때부터 출산 후 폐경이 될 때까지 극심한 생리통을 겪는 여성도 있습니다.
폐경 전 여성을 진찰할 때 무엇보다도 중요한 부분이 생리통과 생리불순입니다. 여성의 질환은 생리 하나로 다 알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생리’는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사극을 보다 보면 어의가 중전 마마를 진맥할 때 손목에 실을 매달아서 진맥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게 사실이었다면 어의들은 중전 마마의 생리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진맥했다고 보셔도 좋겠습니다. 그만큼 생리는 여성의 건강을 체크하는 중요한 부분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월경의 주기, 색깔, 양, 덩어리의 유무, 생리통이 있다면 언제가 심한지 등을 통해 원인을 분석하여 진단과 치료의 중요한 자료로 사용합니다.
현대 여성, 바른 식습관과 스트레스 해소가 관건
현대 여성들에게서는 여러 가지 원인 중에서도, 칠정(七情)에 의한 손상, 즉 스트레스에 의한 기혈(氣血) 순환의 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를 장기적으로 받을 경우 기의 순환에 문제가 생기고 그럼으로써 생리혈이 배출되는 기전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런 문제를 빨리 해결하지 못하고 놔둘 경우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등의 질환까지 야기합니다.
또한, 현대인의 식습관도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의 큰 원인이 됩니다. 바쁘다는 이유로 아침을 거르는 것은 당연하게 된 지 오래고, 점심은 간편한 밀가루 음식이나 과자로 대신하고, 저녁에는 음주나 폭식을 하는 등의 나쁜 식습관은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자궁 건강에 큰 영향을 끼치는 비위 및 간 대장을 망가뜨려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키게 됩니다. 어려서부터 인스턴트식품에 길들여지거나 지나친 육류 섭취를 장기간 하다 보면 자궁에 맑은 기운과 혈액이 흐르는 것을 방해하기에 초경이 빨라지기도 하고 이른 나이에 자궁내막증 등의 자궁 질환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젊은 미혼여성들의 무리한 다이어트로 갑자기 생리가 끊기는 현상도 종종 발생합니다. 영양공급이 급격히 줄고 신진대사가 나빠지면서 자궁을 충분히 적셔주지를 못하기 때문입니다. 나쁜 음식섭취를 줄이고 꾸준하게 운동을 하여 건강함을 찾기 위한 다이어트를 해야 합니다.
생리통, 생리불순은 물론 체질의 영향도 큽니다. 하지만, 스트레스를 제 때 건강한 방법으로 잘 해결하고, 먹을거리에 조금씩만 신경을 더 쓴다면 생리통과 생리불순은 분명 좋아질 수 있습니다. 또한, 생리통이나 생리불순이 심한 경우 침이나 뜸 치료를 통해 기혈의 순환을 돕고, 생리불순이 초래된 원인을 잘 파악하여 체질에 맞게 약을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니 그때그때 진통제 먹으면서 너무 괴로워하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으실 것을 권장합니다.
(경희원방한의원 까치산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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