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춤 전문 웹진 "춤추는 거미" http://www.dancingspider.co.kr
<해롱이의 한의학 상담 8> 세 살 건강 여든까지 간다
어느 시대든 자식이 귀하지 않은 시절이야 없었겠지만, 요즘처럼 자식이 귀한 시절은 없을 겁니다. 하나나 둘뿐인 자녀들을 더욱 귀하고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 부모가 기울이는 정성은 대단합니다. 아무리 불황이라 해도 베이비, 키즈 산업은 불황을 모른다고 합니다. 자녀를 똑똑하게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의 건강일 것입니다.
요즘 인터넷이며 각종 서적을 통해 육아에 대한 정보가 홍수처럼 넘치고, 의료 서비스 또한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접근이 용이합니다. 그렇지만, 자식 네댓은 기본으로 키웠던 못 먹던 시절에 비해 아이들의 체력이나 건강이 그만큼 더 좋아졌냐 하면 그렇지도 않습니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자녀를 건강하게 키우는 열 가지 원칙을 소개합니다. 세살 건강 여든까지 갑니다. 좋은 생활습관과 영양섭취로 건강한 삶을 누려야겠습니다.
1. 등을 따뜻하게
2. 배를 따뜻하게
3. 발을 따뜻하게
4. 머리는 시원하게
5. 심장과 가슴은 시원하게
6. 괴이한 물체를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
7. 비위는 항상 따뜻하게(찬 것을 먹이지 말라)
8. 아이가 울 때 음식을 먹이지 말라.
9. 독한 약을 함부로 먹이지 말라
10. 목욕을 너무 자주 시키지 말라.
업어 키우기= 등은 따습게, 심장은 차게!!
우리나라는 대부분 아이를 업어서 키웁니다. 포대기에 싸서 아이를 업으면 두 손이 자유롭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일들을 쉽게 할 수 있는 측면도 있겠지만, 선조들이 아이를 업어 키운 건 건강에 있어서도 매우 소중한 자산입니다. 사람의 심장은 평생을 맹렬히 움직이므로 뜨거워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등은 외부의 한기에 쉽게 침범되므로 차가워지기 쉽죠. 아이를 업어 키운 건 상대적으로 시원한 엄마의 등에 뜨거워지기 쉬운 아이의 심장을 대고 키운 것으로 아이와 엄마의 건강에 두루두루 좋게 작용합니다.
모자 No, 빙과류 No, 텔레비전 No
아이에게 모자를 씌우는 것도 피해야 합니다. 사람의 머리는 인체의 양기가 모이는 곳으로 쉽게 뜨거워지기 쉬운데, 머리에 모자를 씌우면 그 열기가 빠져나가지 못해서 아이의 몸속에 열이 쌓이기 쉽고, 맑은 기운이 머리에 모이는 것을 방해합니다.
더운 여름철, 빙과류나 너무 찬 과일을 먹이는 것도 경계했습니다. 얼음을 구하기 힘들었던 그 옛날에도 찬 것을 피하라고 했는데, 눈만 돌리면 생랭지물(生冷之物: 날 것, 찬 것)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는 더욱 중요한 얘기입니다.
요즘 극성스러운 엄마들은 거실에 텔레비전을 치웁니다. 시력 및 판단능력이 미처 자리 잡히지 않은 아이들에게 강렬한 시각적 자극이 향후 성장에 있어서 매우 나쁘게 작용할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병은 성장을 위한 담금질, 기다려 주세요
조금만 열이 나거나 감기가 걸려도 너무나 쉽게 해열제나 항생제를 먹이는 요즘 독한 약을 먹이지 말란 수칙은 더욱 중요한 구절입니다.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훨씬 훌륭한 자기 회복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가볍게 감기가 걸리거나 배앓이를 하는 것은 크기 위해서 담금질을 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아이의 회복력을 믿고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합니다. 사람은 불완전한 존재인데, 어떻게 아프지 않고 살 수 있겠습니까. 이런 저런 병균과 바이러스도 겪어보고 이겨내면서 커 나가면 더욱 큰 병에 걸리지 않는 저항력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말 잘 못하는 어린 아기가 울고 아프면 부모 마음이야 절절히 끓지만, 그 아픔을 옆에서 함께 해주고 보듬어 주는 것이 부모의 몫입니다. 그때그때의 증상만 독한 약과 임시방편으로 없애려고 하면 아이는 병을 스스로 이겨낼 능력을 키워낼 기회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우리나라의 항생제 처방률을 선진국과 비교해보면 우리가 아이들의 감기에 얼마나 잘못 대처하고 있는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무분별하게 약을 남용하지 말고 전문가와 꼭 상의해서 현명하게 대처할 필요가 있습니다.
‘단 음식’이 가장 큰 해악
못 먹던 시절과 달리 영양이 넘치고, 열량이 풍부한 음식이 많은 요즘 아이들은 잘못된 음식섭취로 여러 가지 병이 옵니다. 그 중 가장 큰 해악을 가져다주는 것은 ‘단 음식’입니다. 달콤한 맛은 허약한 비위를 보해주는 역할도 해주지만, 조금만 많이 먹어도 비위를 지나치게 달궈버립니다. 비위가 지나치게 달궈질 경우 아이는 입맛을 잃어 정작 중요한 밥과 반찬을 싫어하게 되고, 커가면서 폭식의 습관을 불러오며, 비위의 열은 위로 치받아 비염, 축농증, 알레르기 피부염 등의 난치병을 불러옵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달콤한 맛이 나는 일체의 과자나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등은 아이들의 큰 적이니 처음부터 먹지 못하게 하는 게 필요합니다.
(경희원방한의원 까치산점 원장)
사진_ 네이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