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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누리 : 3 - 한국무용협회, 시댄스, 서울공연예술제, 전국무용제 등 최근의 춤계 동향 진단
   | 2004·12·03 14:18
한국무용협회, 시댄스, 서울공연예술제, 전국무용제 등 최근의 춤계 동향 진단 3



*** 한국무용협회,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




김채현(金采賢 /춤평론 ․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

김태원(金泰源 /춤평론 ․ 동아대 교수)

사회․장광열(張光烈 /춤평론․한국춤정책연구소장)




□때: 10월 22일 오전 11시 30분

□곳: 대학로 까페 윈




▣춤수준에 비해 환경 너무 열악,

인프라 구축과 평가절하하는 사회적 인식 전환이 시급해



김태원: 좀 어긋나는 주제이지만, 저는 최근의 우리 춤을 보면서 우리 사회 일각에 춤에 대해서 까닭없는 부정적인 인식이 어느 때보다 많이 퍼져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이것은 1992년 「춤의 해」 전후 해서 이화여대 입시부정사건 때문에 비롯되었다고 보는데, 이것은 진흥원뿐만 아니라 관계 기관 및 언론사들이 상당히 잘 못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느 영역에서인들 건강치 못한 행위가 없겠습니까, 물론 춤도 있다고 보겠죠. 그런데 춤에 대해서 잘못된 편견을 가지고 보는 것이 그 정도가 너무 심하다는 것이죠. 오늘날 영화계를 중심으로 대중예술로 인해 한류열풍이 불면서 국가 이미지를 높이고 있는데, 각 장르의 예술을 객관적으로 점수를 매길 수는 없겠지만, 솔직히 저는 예술적으로 순수 시(詩)하고 춤이 가장 높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봅니다. 김채현교수도 말했지만, 지금 우리 춤의 예술적 수준이라고 하는 것은 상당히 높습니다. 이제 이 높은 수준의 예술을 어떻게 보조할 것인가, 즉 전용극장이라든지 충분한 연습실 등을 만들어줘서 안무가들이 좋은 작품을 꾸준히 생산해줄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것만 남아 있다는 거죠.

사실 우리 춤은 1970년대 중반부터 근 30년간 진짜 각고의 노력 끝에 엄청난 예술작품을 생산해냈어요. 지금 우리 춤예술가들이 만들어놓은 작품 관리 문제만 해도 보통문제가 아니란 말씀입니다. 춤이 이루어놓은 예술적 성취도에 대해 시급하게 관심을 가져아 할 때입니다. 이런 말 하기 좀 우습지만, 지금 서울공연예술제 등을 보면 예술적 완성도가 낮은 집단에서 춤을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에요. 그것은 그들의 인프라와 기획능력이 훨씬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의 춤도 인프라 구축능력과 기획능력의 전문화에 박차를 가해야 하고, 춤에 대한 대사회적 인식이 건강하게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오늘날 가장 평가절하된 예술이 춤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춤은 여전히 순수하다는 것을 말하고 싶고, 그런 뜻에서 사회의 과소평가 이미지를 춤계가 빨리 불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김채현: 우리 춤평론가들이 우리 춤작품을 평가할 적에 그렇게 높은 평점을 주지 않습니다. 정작 무용가들은 섭섭할지도 모르죠. 이는 절대평가의 결과입니다. 그런데 사실은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다른 예술행위, 다른 분야 공연예술과 비교해보면 춤에 대한 상대평가는 결코 낮지 않아요. 문제는 우리 춤계 내에서 우리 춤을 과소평가하고 있지는 않은지, 예컨대 무용협회 태도가 그렇게 과소평가하는 한 예가 아닌가 합니다. 무용협회는 자력으로 협회를 운영한다든지 사업을 하는 모습은 보이질 못하고 있어요. 무용협회가 벌이는 큰 사업은 문예진흥원에 의존하는 식으로 능동적이지 못한 운영방식을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구시대의 비효율적이며 비경영적이며 안일한 사고를 견지하는지 딱합니다.



김태원: 더불어 우리가 빨리 진흥정책에서 신경써야 할 부분이 아까 이야기했지만 인프라 구축입니다. 이웃 연극에 비해 우리 춤환경은 너무 열악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무용인들이 개별적으로 잘 살고 못 살고 하는 문제와 관계가 없습니다. 정말 우리 춤은 예술성으로는 세계적인 수준에 거의 육박해있다고 할 수 있는데, 사회적으로 그걸 뒷받침해주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거듭 안타깝습니다.



김채현: 지금 춤계에선 정말 인프라 구축이 중요한 때입니다. 춤전용 극장이라든지 춤공연 지원 과정의 개선 문제라든지 병역혜택 문제라든지 예술부대 창설, 이런 큰 현안들이 늘려 있는데, 무용협회가 그런 현안들을 제기하는 것을 한번도 못 봤습니다. 지금 무용협회에서 하는 몇몇 사업은 정말 부수적 사업일 뿐인데, 이게 협회의 주요 사업처럼 되면서 지금까지 십 몇년간 그러고 있는 거에요. 서울무용제까지 치면 20년도 넘는군요. 이 정도의 무용협회라면 더 이상 무용인들의 구심점이 될 수도 없고 벌써 그랬습니다. 그래서 이 시점에서 문예진흥원이 재검토해서 정리할 것은 정리해야 합니다. 문예진흥원 책임도 크지요. 춤계뿐 아니라 예술계에 의타적인 풍조를 키운 책임 말입니다.



김태원: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풀려고 할 때 적극적으로 풀어야지,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문제입니다. 아직 서울시무용단 단장 임명 하나 제대로 못하고 있는 것이 그 단적인 예입니다. 이는 세종문화회관 사장의 직무유기, 또 그걸 관활하고 있는 서울시 문화국장의 직무유기, 그리고 총괄관할하고 있는 서울시장의 직무유기입니다. 도대체 빈자리가 된 지 얼마나 오래 지났는데, 아직도 그것을 해결 못하고 있다는 것은, 무용은 건드리면 지저분해, 건드리면 문제가 생겨, 건드리면 음해가 들어와, 무용은 손 안대고 내버려둬야 해, 이런 부정적 시각 때문에 그런 것 아닙니까? 이런 편견을 빨리 없애버리고 춤이 제도상으로나 사회가치상으로 정당하게 평가받고 대접받아야 한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예산상의 문제뿐만 아니라 모든 환경상의 문제에 있어서도 우리가 관심과 대접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게 정당한 관심과 대접을 받는 일에 우리 평론가뿐만 아니라 무용인들 특히 중견 무용가들이 앞장서야 합니다.



김채현: 저는 서울시무용단과 관련해서 그동안 노조문제를 참 자주 지적했었습니다. 노조는 필요하죠. 이건 대전제입니다. 노조는 단원들의 합법적 신분 보장, 권익, 복지, 주로 이런 문제를 중점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무용단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공개적인 의견을 표하고 여론을 묻는 것도 좋습니다. 그런데 노조가 무용단의 운영 방향과 관련 구체적인 세부 경영에까지 너무 개입하고 그동안 노조의 월권도 잦았음을 공사석에서 자주 지적하였습니다. 들리기로는 노조가 단장 물망자를 추천하고 심지어는 단장을 선발한다는데, 사실이 아니기를 바랍니다. 노조가 단장을 선발한다는 것은 서울 시민이 용납 못할 일이지요. 결과적으로 제 말의 옳음을 입증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노조 생기고 나서 서울시무용단에서는 좋은 작품이 안 나왔습니다. 서울시무용단을 없애라, 폐지하고 재출발하라 등등 여러 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는데, 말씀하신대로 서울시도 직무유기를 계속 하고 있어요. 지금 서울시무용단의 정상적인 재가동이 시급합니다.



김태원: 저는 노조문제를 효과의 문제라고 봅니다. 예술단체가 잘 기능하고 또 잘 되기 위해 존재하는 게 노조인데, 거꾸로 단체의 활동이 그것 때문에 저조해지고 목표를 상실하게 된다면, 결국 노조가 어떤 생산적인 것도 꾀하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노조의 투쟁이라는 것이 예술작업을 창조하기 위한 분위기, 즉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기 권익을 옹호하기 위해 하는 것인데, 결과적으로 그렇게 싸워서 나온 것은 아무것도 없고 단원들이 안정되게 자리를 지키는 일에만 기여했다고 한다면, 노조는 안전장치로서의 기능밖에 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곧 노조가 어떤 투쟁의 과정을 거쳐서 어떠한 생산적인 작품 활동을 하는 데 기여했느냐, 또 바람직한 작업 환경을 구축하는 제도를 창출했느냐, 만일 그렇지 못하고 계속해서 자신들의 권리만 주장했다면 그 노조활동은 바람직하지 않잖아요. 그런 점에서 지금 서울시무용단의 노조는 자체 점검을 꾀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서울시무용단은 국립무용단과 라이벌의식을 가지면서 자유스러운 창작활동을 그간 지향했고, 한편으로 우리 춤의 전통을 보호했던 단체였지 않습니까?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이 활력화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이젠 노조한테도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김채현: 이 시대에 와서는 노조라는 활동이 필요하니까 지금 노조의 존폐 여부는 논의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 방금 말씀하신대로 노조는 해당 무용단이 프로 단체로서 정착하려면 필요한 인프라 구축을 확실하게 하자는 데 주력을 해야 한다는 겁니다. 여기서 인프라는 봉급이라든지 연습공간이라든지 공연횟수라든지 이런 걸 다 포함하고, 그 여건을 향상시킬 방안을 모색하라는 겁니다. 그런데 노조가 무용단의 근본 운영에까지 개입하고 있어서 문제 아닙니까? 사람 심리라는 것이 가급적 일을 안 하려고 하는 것인데, 직업무용단에서 이러한 무사안일, 나태함을 고집하고 있어요. 서울시무용단뿐만 아니라 공립 무용단에 노조들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데, 이러한 선례를 따르지 않을까 사실 걱정스럽습니다.



김태원: 더 나아가 저는 노조한테 한번 묻고 싶어요. 그들은 예술감독을 위해 발언한 것이 무엇이 있냐고. 오늘날 예술감독은 새로운 작품을 만들기 위한 나름대로 연구를 하고 또 사회적인 활동을 해야 하는데, 그걸 극장쪽에서 제도를 마련해주고 있지 않고 있잖아요? 그럼 노조가 예술감독을 지원하는 발언을 해야죠, 또 제일 중요한 게 자신들의 직업적 훈련인데, 자기들 트레이닝을 더 잘 받기 위해 이러이러한 시스템을 우리에게 잘 갖춰달라 왜 그런 건 이야기 못합니까? 그러면서 예술감독이 뭐라고 하면 사사건건 딴지만 걸고 있다는 겁니다. 아까 말한대로 진정한 직업정신을 가지고 바람직한 제도를 창출하기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냥 현상유지와 나태를 위해서 싸우는 것이냐고 묻고 싶어요. 외국을 봐도 특별한 경우를 빼놓고는 어느 직업무용수도 한 단체에 10년 이상 있는 사람은 없어요, 당연히 직장을 옮기죠. 그런데 우리는 아무런 원칙도 없이 그저 주저앉아 그것을 마치 결사적으로 지켜야 하는 직장처럼 생각하잖아요. 근본적으로 춤이 갖고 있는 순수한 낭만적 정신, 자유스런 정신이 노조 때문에 거의 박제화 되어가고 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이 듭니다.



김채현: 서울시무용단은 정말 지난 70년대 이후 80년대 말까지만해도 국립무용단과 함께 우리 춤계의 양대 축이었습니다. 90년대 들어서 전국에 직업무용단들이 많이 생기고 민간 단체들도 다수 활성화하니까 그 비중이 낮아지긴 했지만요. 그런데 1999년 이후에 책임운영기관으로서 재단법인화되고 그와 동시에 노조가 출범을 하다 보니까 내부 동력이 완전 분열되어버렸습니다. 심지어는 무용단의 노조원들이 자기네들 예술감독을 뽑으려고 하지 않습니까? 노조가 그에 관해 의견표명은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노조가 그런 결정권을 가져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게 말이나 되는가요? 이런 상황에선 문제가 전혀 풀리지 않을 겁니다. 혹자가 이야기하듯 차라리 서울시무용단을 해체시키라는 강한 입장에 동의합니다.



장광열: 만약 서울시무용단을 해체한다는 발표가 났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 춤계로서는 보호해줄 명분이 없습니다. 서울시무용단의 경우 노조 출범 이후 공연 횟수나 질적인 면에서 현저하게 떨어진 데다 상임안무가 공석 이후 1년이 넘도록 새사람을 영입하지 못하고 있고, 더구나 올해의 경우도 10월에 예정된 정기공연을 치러내지 못하고 있는 등 총체적인 위기를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단원들 스스로 또 노조 스스로 이런 문제점을 타결하기 위한 노력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10월에 예정된 정기공연을 위해 4명의 안무가를 선정하고 일부 안무가의 경우 이미 안무까지 마친 상태에서 갑자기 정기공연이 취소가 되는 등 행정적으로도 완전히 불능상태에 빠진 듯 합니다. 또한 무용단 상임안무가 자리를 둘러싸고 금전거래가 오가는 등 몇몇 무용가들의 추태와 여기에 일부 단원들이 연루되고, 무용단원들 스스로 패가 갈려 대립하는 등 지나치게 이해관계에 얽혀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보면서 이들이 과연 예술가들 집단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두 선생님들이 말씀하신대로 직업무용단 안에 노조가 생기고 난 이후 그 부정적인 여파는 한국 춤계 전체의 생산성에 심각한 타격을 가하고 있습니다. 국립무용단과 서울예술단의 경우도 그런 사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국립무용단의 경우 새로운 예술감독이 선임되면서 뭔가 변화를 기대했지만 올 한 해에 새로운 신작 발표가 없었고 객원 안무가들의 작품도 평균점 이하의 수준으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예술단의 경우도 노조 출범 이후 무용단의 공연 횟수가 줄어들었습니다. 이처럼 노조가 생기면서 한국의 대표적인 국공립무용단들이 엄청나게 침체되고 있다는 것은 결국 노조 출범이 단체의 성장에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급변하는 춤계에 대처 못하는 무용협회는 있으나 마나,

문예진흥원도 자금지원문제 고려해야



김태원: 아까 전국무용제 이야기도 나왔지만, 무용협회에 대해 할 이야기가 있습니다. 제가 볼 때 이 전국무용제가 한 사이클이 끝났어요. 무슨 소린가 하면, 1992년 춤의 해때 춤계가 내분이 생겨서 두 개의 세력으로 쪼개지면서 하나의 타협점을 본 게 전국무용제였어요. 그 과정에서 문예진흥원이 협회쪽에 일방적인 편을 들다보니까, 전국무용제가 마치 협회하고 진흥원 두 단체의 합작처럼 되어 버렸단 말입니다. 소박하게 전국에 춤의 열기를 확산시킨다고 하는 측면에서는 그간의 성과에 어느 정도 만족할 수도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전국무용제의 전체 춤계의 참여도라든지 질적인 수준이라든지 이러한 문제에 비판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공교롭게도 올해 부산의 김은이 짓무용단이 대상을 받았는데, 이는 1회 전국무용제때 안무상을 받았던 단체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한 사이클이 끝났구나 하는 걸 대번에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협회는 이 전국무용제에 대한 하나의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하는 게 문제이고, 이와 더불어 여타 큰 규모의 춤페스티벌이 벌어지고 있는데 협회가 과연 전국무용제뿐만 아니라 여타의 대규모 행사들을 기획하고 컨트롤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하면, 제가 볼 때는 못 되거든요. 가령 무용협회에서 주최하는 서울무용제, 올해 오프닝 즈음한 때 가보니까 극장 안에 관객이 한 50명 앉아있더라고요. 물론 신인들이 나왔기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겠지만, 상당히 부끄러웠어요. 말하자면 협회의 행사 기획 능력이 그것밖에 안된다,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오늘날 급변하고 있는 문화상황에 전혀 대처를 못하고 있고, 아직도 그 흔한 협회의 회보지 한 장 없는 판이다 보니 몇십년간 협회의 활동을 기구 유지쪽에만 급급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올해 문광부가 주는 문화훈장의 내용을 보니까, 연극계는 연극연출가인 임영웅씨, 연극평론가인 김문환씨를 비롯, 예술상 수상에도 연극인이 또 들어가 있는데, 춤계에서는 김학자선생 딱 한명이더군요. 그걸 봐서도 협회가 얼마만큼 문광부와 관계라든지 하는 일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는지 알 수 있겠더군요. 연극과 달리 무용은 주최가 여러 곳, 즉 다주체(多主體)다 보니까 따라서 협회도 전국무용제뿐만 아니라 산하 여러 가지 일들을 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조직을 개편해야 하고 또 쇄신을 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김채현: 아까 우리 춤계에는 여러 중심이 있다고 그러셨는데, 여러 중심이 생길 수밖에 없는 원인이 바로 무용협회가 구심점 같은 역할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구심점 역할에 맞는 사업이란 무엇인가? 근본적으로 무용인들을 위한, 무용인들의 공익과 복지를 위한 사업을 벌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재 무용협회가 하는 사업이란 것이 고작 문예진흥원에서 2~3억 정도씩 자금을 얻어서 해마다 춤행사를 서너개 해내는 그것밖에 없거든요. 정말 다시 묻게 돼요, 협회는 무용인의 복지를 위해서 뭘 했는가, 또 춤계 비전에 대해서는 무엇을 말해주고 있는가, 전혀 없단 말입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 행사에 있어서도 기획력이 전혀 없어요. 아까 부끄러운 이야기를 하셨습니다만, 그런 일이 비단 올해만의 현상이 아니라 여태 죽 누적되어 왔던 것 아닙니까? 무용협회의 존폐문제는 내부에서 결정할 문제입니다만, 저는 협회에 기대할 것이 없다는 점을 강력하게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두번째는 이런 상황에서 문예진흥원이 무용협회를 춤계를 대표하는 기구로 보고 계속해서 지원금을 대줄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저는 끊어야 한다고 봅니다. 협회가 있어야 되는지 그 문제보다 지원금 지원 여부는 문예진흥원이 앞으로 확실히 해야 할 것입니다. 진흥원이 연극협회에 그러니까 무용협회도 똑같이 대해야 한다는 균등의 원칙에 준해 귀찮은 소리 듣기 싫어 지원금을 주는 모양인데, 진흥원은 춤계와 연극계가 전적으로 다르다는 인식부터 하고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장광열: 춤계 안에서 무용협회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데 대해 너무 방관만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무용협회에서 주최하고 있는 서울무용제라든지 전국무용제에 대해서는 그동안 숱하게 많은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했지만 제대로 개선이 안 되고 있지 않습니까? 춤계 내부에서도 무용협회의 사업수행 능력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리기에 앞서 공공 지원금이 지원되는 춤계의 주요한 행사들이 제대로 치러지고 있는 지에 대해 목소리를 높이고 책임을 묻는 행동을 보여야 할 것입니다. 그 어느 때보다 한국무용협회의 변신에 대한 욕구가 높은 만큼 내년 1월로 다가온 한국무용협회 새 이사장 선거에도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김태원: 지난 12년간 조흥동 이사장은 혼자 독주하다시피 했고, 협회 기구를 합리적으로 나름대로 개편한다든지 하는 시도가 전혀 없었거든요. 같은 기간 연극협회가 한 일에 비하면 무용협회가 한 일은 매우 빈약해요. 한 일이라고는 정규적으로 진흥원으로부터 돈을 타서 관례적인 행사를 치르는 일 그 정도잖아요? 그렇다면 과연 무용협회라는 기구가 계속 전국무용제를 주최하고 주관한다는 게 옳은가, 또 문예진흥원도 처음에 춤계의 중지를 모아서 그 같은 행사를 치르기로 약속해준 것인데, 그냥 그대로 내버려두어도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았죠. 진흥원이 협회에 지원하는 것이 결국 보이지 않게 편들어준 것밖에 더 되느냐, 그렇게 볼 수 있어요. 그런 의미에서 조이사장은 마침 근래에 예술원 회원도 되고 했으니까 무언가 신변정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아니면 협회를 그냥 해체하든지, 오히려 그게 더 낫지 않겠습니까? 무용협회는 이 점을 아주 신중하게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 되었습니다. 협회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서 현재 협회를 책임지고 있는 조흥동 이사장 자신이 결단과 조치를 취해야 할 때다, 지금이 적시다, 지금 놓치게 되면 진짜 안 된다는 걸 말하고 싶습니다.



장광열: 조흥동 현 이사장이 또다시 출마할지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이사장 자리에 공을 들인 무용가들이 본격적으로 선거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춤계 내에서 해야 할 일이 산재해 있고 정책적으로도 춤계가 힘을 모아야 할 일이 많은 가운데 현 무용협회 시스템으로는 도저히 이것을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 팽배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예술원 회원이라는 명예를 거머쥔 조흥동 이사장이 안 그래도 장기집권 운운하며 구설수에 올라 있는 마당에 다시 출마하는 부담을 떠안겠는가 하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아직 태도 표명을 안 한 상태라 입후보 가능성도 배제하지는 않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김채현: 무용인의 한 사람으로서 이 사안에 대해 말씀드린다면 현행 법적으로 위배되는 것도 없고 잘만 하면 몇십년이라도 이사장을 할 수 있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춤계가 변화를 아주 많이 필요로 했던 지난 십몇년간 현 이사장 체제의 무용협회가 한 일이 뭐였는지 물어 봅시다. 문예진흥원의 국고지원을 받아서 사업 집행했으나 효율성도 보잘 것 없었을 뿐, 과연 무용인 전체의 공익을 위해서 무슨 일을 했느냐 말입니다. 이 점에서 저는 회의적이고, 선거에서 누가 당선될지는 모르겠지만 무용협회 조직의 존폐를 협회 스스로 검토하길 권고하며, 진흥원은 협회에 지원금 지원하는 문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장광열: 조흥동 이사장이 처음 이사장이 되고 난 후 정관 개정으로 인해 다시 재임하면서 이미 10년이 훨씬 흘러갔고, 예술원 회원도 되었기 때문에 재출마한다고 했을 때 이를 바라보는 춤계의 시각은 결코 긍정적이지 못할 겁니다. 조흥동 이사장도 이 같은 부담스런 시선을 알고 있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지는 않을 것입니다.



김채현: 저는 몰랐던 사실인데, 조흥동 이사장이 십여년 동안 무용협회 이사장을 연임하게 된 것이 협회 정관을 개정했기 때문입니까? 법을 고쳐가면서까지 그렇게 했다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습니까? 무용인을 위한 공익적 공헌도가 얼마나 되었던가를 생각하면, 협회 정관을 개정하면서까지 연임한 것은 달가운 일이 아닙니다. 사실이 그렇다면 이사장 출마는 막아야 할 것 같습니다. 스스로도 자중자애할 줄 알아야 하고요.



김태원: 몇 회가 됐든간에 조흥동 이사장이 상당한 시간동안 협회를 운영해 왔다는 것은 사실인데, 이제 본인이 예술인으로서 무엇인가 정리를 해야 할 때가 왔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협회 이사장이 아니라 예술인으로서의 조흥동도 있지 않느냐, 무용가로서 좀더 고고하고 낭만적이고 멋있는 그런 사람으로 남을 수 없느냐, 이렇게 변화가 많은 시대에 따라가지도 못하는 조직체에 왜 자꾸 무리하게 관계하겠다고 하느냐, 이것은 결국 아까 이야기한 무용협회가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힘의 부분을 자기가 누리겠다는 것밖에 더 되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리고 예술원 회원으로서도 할 일이 많잖아요? 예술원 안에서도 춤의 활동이 많이 침체되어 있으니까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힘을 보태는 작업도 해줬으면 좋겠어요.

더불어 조흥동씨가 물러날 경우, 이렇게 급변하고 있는 사회문화적 환경속에서 춤계에서 어느 누가 제대로 시스템을 갖춰서 작업을 하겠느냐는 게 제 의문입니다. 가령 육완순씨 지도하에 현대춤 관련자들이라든지, 이종호씨와 SIDance, 기타 단체들이 하고 있는 것만큼 하겠느냐, 그보다 더 알차게 할 수 있겠느냐, 제게는 그런 사람이 전혀 눈에 띄지 않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협회 이사장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람들도 스스로 점검을 해봐야 한다는 이야깁니다. 자리가 주어졌다고 냉큼 차지할 게 아니라, 정말 내가 헌신할 수 있고 잘할 수 있는 따져봐야 해요. 옛날방식대로 운영한다면 결국 현 이사장이 앉아 있는 것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누가 앉든 지금처럼 될 것 같으면, 아예 협회를 해산시키고 다주체화된 협의기구로 갈 수밖에 없어요. 이것에 관해서 우리 춤계가 세미나나 심포지엄을 통해 중지를 모으고 변화를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민예총 같은 단체를 비롯해 여타 실제 우리의 예술춤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조직체와의 조화문제도 있고요. 연극쪽과 비교해 지금 현격히 뒤쳐져 있는 것이 무용인들의 복지문제인데, 이러한 어려운 문제들을 처리할 수 있는 힘이나 사람이나 기구가 우리 춤계 어디에 있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무용협회는 완전히 딴 방식으로, 전혀 다른 기구로 탈바꿈하지 않고서는 그 무엇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너무 비관적인 표현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김채현: 무용협회가 춤계에 알려진 공적인 대표기구라고 감안하고 믿었기 때문에 협회가 그러한 일들을 해주기를 바란 겁니다. 그것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충분히 줬는데 전혀 실현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향후 이사장 선거에 누가 나올지 모르겠지만 방금 말씀하신대로 어떤 자리가 주어진다고 해서 냉큼 그 자리에 올라앉는다는 것은 무책임합니다. 자숙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현 이사장도 예술원 회원이 된 만큼 예술원 회원으로서 춤계를 대변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향후 무용협회 이사장 선거에 나설 사람들 역시 어떻게 협회를 이끌어나갈지 비전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하면 무용협회의 장래는 뻔합니다. 그러면 아마 더 외톨이가 되어서 결국 제 풀에 존폐의 벼랑으로 몰리겠지요. 그나마 무용협회가 달라지기를 바라는 일말의 기대 심정이라도 있어서 이런 말을 하는 겁니다. 무용협회에 대해 이런 말도 하기 싫을 때가 가까이 오고 있다는 것을 무용협회는 깨달아야 합니다.



장광열: 오늘 좌담에서는 춤축제들과 직업무용단의 침체와 예술인 노조 문제, 그리고 한국무용협회의 일대 변신의 필요성 등 세 가지 중요한 문제들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금 한국의 공연예술계는 그야말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춤계 역시 예외가 아닙니다. 내년 인력강사풀제 시행을 앞두고 기초예술로서 예술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춤 교육이 확산될 조짐을 보여주고 있고 각종 지원 시스템도 선택과 집중이라는 원칙에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또 공연예술계의 이익과 관련해 국회나 정부를 상대로 정당한 주장도 해야 하는 등등 춤계가 보다 조직적으로 움직여야 하는 현안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한국의 춤계는 많은 것들이 새롭게 전환점을 맞아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행사는 행사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문제점을 해결하고 보완하는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상 좌담 기사 끝


출처 - 다음 춤카페 http://cafe.daum.net/koreadance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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