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2일 오후 1시 23분 댄시아는 아래의 편지를 받았습니다. 일전에 부탁을 드렸더니 이용인씨가 틈을 내어 기고하셨군요. 대단히 감사합니다. 이용인씨는 국내에서 여러 작품에 출연하고 아래처럼 99년 유럽으로 떠났으며 지금은 잠시 고국을 방문하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이용인이라고 합니다.
저는 이화여대 무용과를 97년졸업하고 프리랜서로 한국에서 2년간 활동을 하다가 99년 여름 로트르담댄스아카데미로 연수를 떠났습니다.
물론 연수 목적은 유럽에서의 무용단 입단이었으나 비자관계로 우선 학교에 등록을 한거죠. 당시 유럽에 진출해서 활동하는 현대무용가가 없는 실정이어서 정보를 구하는것이 참 힘들었죠. 우선 학교정보는 인터넷을 통해 알아냈고 학교에서 수업을 들으며 학교내에서 오디션에 대한 정보를 얻어 무용단 오디션을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오스트리아에 있는 린즈 도립무용단에 입단을 했습니다. 그곳에서 한 1년간 활동한 다음에는 스위스에서 프리랜서로 한 일년간 활동을 했습니다. 그후 2년간은 독일의 싸브르큰에 있는 Saarlandische Staatstheater Ballett에 입단을 해서 활동을 하였습니다.
유럽의 오디션에 대한 정보는 그곳에서 나오는 무용잡지들이나 인터넷에서 얻을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되는 인맥에서 얻을수 있지요. 정보를 알아낼수 있는 잡지로는 독일잡지와 영국잡지가 한두개있고 제가 많이 이용하는 웹사이트는 www.danceeurope.net www.dansesuis.ch 입니다.
유럽의 무용단은 대개 8월이나 9월에 시즌이 시작되어 7월중순 8월 초에 한 시즌을 마침니다. 보통 여름에는 한 한달정도의 휴가가 주어집니다. 오디션은 보통 오픈 오디션이 일년에 한번있고 몇몇 큰무용단들은 전혀 오픈 오디션을 열지 않는 곳도 있습니다. 그런 곳은 무용단과 직접 연락해서 무용단 수업을 듣는 방법이 있습니다.
오디션은 물론 무용단의 성격에 따라 틀리지만 대부분 발레수업(가끔 현대수업), 레퍼토아 따라하기, 그리고 가끔 즉흥까지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용단은 대부분 영어를 씁니다. 무용수들이 대부분 각국에서 다양하게 모이기 때문입니다. 프랑스는 그래도 불어를 주로 쓰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영어 준비를 잘해놓으면 도움이 많이 됩니다.
오디션에 붙자면 실력도 필요하지만 그 무용단에서 찾는 성격의 무용수와 자신의 캐릭터가 맞는지도 중요합니다. 유럽에서 활동하고 싶어서 준비하신다면 영어공부를 열심히 기본적으로 해놓으시고 발레도 현대도 겸비하여 준비하시면 도움이 될것입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다른 스타일을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도 중요하겠죠. 어느 스타일의 무용을 자신이 지향하고 있고 어느 무용단이 자신에게 맞는지에 대한 정보 수집과 자신에 대한 파악이 아주 중요합니다.
정보수집은 현지에서 하는 것이 사실 가장 빠른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부끄러워 하지말고 주위 무용하는 친구들에게 자꾸 여러가지로 물어보고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세요.(그래서 춤카페에 정보들을 올려 주십사 하는 거지요: 운영자의 첨가 부분)
일단 무용단에 들어가고 나면 그다음에는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하느냐에 달려있죠.
프리랜서로서 작품마다 새로이 그룹을 구성하는 단체에 들어가지 않는 이상 보통 계약은 1년씩 체결됩니다. 월급은 무용단에 따라, 국가에 따라, 자신의 무용단에서의 위치에 따라 틀려 말하기가 애매하네요. 부업하지않고 생활 가능한 정도는 줍니다.
그러나 무용단에 입단하면 직장생활이 시작되는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아침에 보통 10시에 발레 수업이 1시간 30분 정도 진행되고 점심 시간, 중간 중간 10분 정도의 짧은 휴식을 포함해서 보통 6시까지 연습이 진행됩니다. 주 5일 근무, 그러나 공연이 주말에 있을 수도 있죠.
공연횟수도 물론 무용단에 따라 틀리지만 제가 있던 무용단은 일년에 60회정도, 일주일에 적어도 한번은 공연이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유럽에서는 안무자도 학교에서 키워진다기 보다는 무용단에서 키워지죠. 대부분이 무용수 출신으로 무용단에서 활동하다가 그안에서 안무기회를 얻어 안무를 시작하죠. 자신이 열심히 부지런만 떨면 외부 안무워크샵 같은 것을 들으러 다닐 수도 있는 것이고 자기 작업을 준비할 수있는 것입니다.
이정도면 어느정도 유럽활동을 위한 가이드가 될 것 같은데 모르겠네요. 모두들 용기를 내서 열심히 하시고 행운이 있길 바랍니다.
우선은 부딪쳐볼 용기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